비는 장대같이 퍼붓더니 지금은 소강상태로 부슬비로 바뀌었다.

누가 모이자고 말할것 없이 휴게실에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하는 가운데

한 사무실에 같이 근무하는 박과장이 손에 파스를 붙이고 그위에 반창고를 감은채 있었다.

 

어쭈구리... ^^*  

박과장 오늘 일좀 하는것 같네?

손에 파스를 다 붙이고...

 

피식~ 웃더니 오늘 정말 힘든일을 했다고 넉두리 대며

오랜만에 안쓰던 근육을 썼더니 손목이 아파서 붙혔다고 엄살을 떤다.

 

이에 말문이 끝날새라 평소에 일좀하라구...모두들 공격적으로 한마디들 한다.

 

그말을 들은 박과장 왈!

알았어...파스를 붙혔는데도 별 효과도 없는데다가 놀려들 대니

붙이고 있던 파스를 이내 풀어낸다.

 

그런데...

파스가 쉽게 떨어지는게 아닌가?

 

이것을 목격한 나는 경악을 ...

 

허걱! 띵~~...????

 

박과장! 대한민국 사람 맞아?

 

그소리에 모두들 박과장의 손목을 보고는 휴게실이 떠나 가도록 웃음바다가 되어버렸다.

난 넘 웃어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파스 안쪽에 붙혀있는 비닐도 안 떼어 내고 붙혔던게 아닌가...

 

어쩐지 파스가 잘 떨어진다 했다...ㅋㅋㅋㅋ

 

한 친구가 웃음을 겨우 참으며 얘기한다.

 

이 파스는 비닐을 떼어낸후 붙혀야 하는거야....하면서 비닐을 떼어낸 파스를

다시 박과장 손목에 붙혀준다....

 

그제서야 팔목이 시원한것이 약발이 이제서야 받는거 같다며 겸연쩍게 너털 웃음을 지어내며

어쩐지...

파스를 붙혔는데도 별 효과가 없더라고 궁시렁대는 박과장을 바라보며

 

파스를 한번도 붙혀 보지 못했다는 그말에 해석하기 힘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어쨌거나 늦은 오후 짜증날 시간쯤에

한바탕 웃었다.

 

비는 또 장대같이 쏟아 붓는다....

 

 

 

Quelques Notes Pour Anna/Nicolas De Ange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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