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보다는 어제가 그랬고

어제 보다는 오늘이 한낮 열기가 뚜욱 떨어진것이

절기상의 입추가 지났음을 실감나게 한다.

 

가끔 그랫듯이 맞벌이들의 시간 나누기에서

일찍 귀가하는 내가 퇴근길 할일이 있다.

 

삼실앞에 있는 까르푸 할인매장으로 시장을 봐야 한다.

주차장의 만차를 헤집고 겨우 차를 대고

가급적 빠른시간내에 알려준 품목을 재빨리 찾아내어

후다닥 가트에 집어 넣고는 계산대로 향했다.

 

즐겨 이용하는 소량 계산대가 오늘은 만원이다.

비 양심적인 사람들이 산더미같이 쌓여있는 가트를 디밀고 줄지어 있다.

담당직원은 봐도 본척마는척!

커다랗게 써놓은 "소량 계산대" 글귀가 무색하기만 하다.

 

줄을 서서 계산을 기다리는 동안 한 숨 돌리고 주위를 돌아본다.

나의 특기이자 취미생활이다.

이사람 저사람 관찰하기....

 

가트에 얹혀 잠든아이하며,

뭐가 그리도 좋은지 서로 살을 연신 비며대며 스킨쉽에 여념이 없는 연인들,

아이를 안고 아내를 따라가는 반바지 차림의 젊은 남편,

가슴과 골반이 다 드러나 보일 정도의 옷매무새로 쉴 새없이 옆 사람과 조잘대는 젊은 아가씨,

장바구니를 챙겨온 알뜰한 노부부.

 

그들의 일행이 부러운 건 아니지만

내가 혼자라는게 참 쓸쓸하게 느껴졌다.

 

혼자 장보기를 하루 이틀 한 것도 아니면서

왜 그런 감상에 젖었을까.

이 세상에 나 혼자만 외톨이로 버려진 기분이었다.

 

아마도 아내가 빨리 퇴근하는날 혼자 장보기 해도

나와 같은 느낌이 들까?

 

오늘같은 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좋으니

그저 옆에 허수아비라도 하나 서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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