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날이 아니래도 좋겠다.
회색빛 하늘이애도 좋겠다.
펜 한자루 연습장 하나 가방에 넣고
기차를 타고 떠나고 싶다.
가다가 낯설지 않은
풍경이 아름다운 작은역에 내려
바다가 보이는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옛 추억을 떠 올릴수 있다면...
지천으로 깔려 있는 클로버 밭에
하늘의 구름을 베고 누워
들국화의 향기를 맡으며
내가 좋아하는 낙서를 실컷 할 수 있다면...
바닷가 조그만 바위 위에 앉아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며
마음속 잡다한 찌꺼기들을
연습장에 쏟아 낼수 있다면...
아무도 붙잡는 이 없는데도
선뜻 나서지 못함은 무슨 이유일까
기차를 타고 떠날수 있다면...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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