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의 끄트머리 토요일!

오늘은 밥푸러 가는날이다.

 

출근을 안하는 날이라 잠에 빠져 있어야 할 시간인데

이상하게도 새벽녘에 잠에서 깨어 부지런을 떨다가

옆지기 친구로부터 그만 한소리 듣는다.  

 

제발...잠좀 잡시다...

 

이렇게 해서 하루의 아침을 여는 토요일

 

오늘은 밥풀때 무척이나 더울텐데 뭘 입고 갈까?

망설이다 티셔츠에 청바지차림으로 도착한 성언의집!

 

너무 일찍왔나?

그러나 입구에는 배식시간도 아니데 벌써부터 몇몇 할아버지들이

와 앉아 계신다.

 

이른시간이라 수녀님도 안나오셨다 .

 

탈의실에서 하얀 긴장화를 신고 앞치마를 두른채 앉아 있노라니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다.

 

오늘의 메뉴는 사골우거지국, 무우채무침, 배추포기김치, 동태찜 이다.

 

옹기종기 모여 누가 시키지 않아도 각자 알아서 하는일이지만

너무 손발들이 잘 맞는다.

 

무우채를 썰고 그리고 갖은 양념을 넣고 맛이 통하는지 버무리다 말고

한움큼 집어 이사람 저사람 입에 넣어준다.

좀 싱거운데? ...

다시 소금을 조금 더 넣고 버무린다음 또 입에 넣어준다

어때?

어! 됐어...맛있다!

여자들은 남자들에 비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마음이 뿌듯하다.

 

모두들 만들어 낸 음식을 배식하기 좋게 분배 해놓는다.

그리고는 테이블에 식사할수 있도록 물컵이며 수저며 네푸킨이며 셋팅해놓는다.

 

다른 한팀은 한쪽에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과 무의탁 어르신을 위해 도시락을

담아 나르느라고 야단 법석이다.

 

12시! 배식시간 이다.

뜨거운 밥솥을 거머지고 후후 불어가며 식판에 밥을 퍼 옮긴다.

줄지어서 들어 오시는 어르신들 착석하면 식사전 기도가 올려지고

맛있는 점심식사는 이어진다.

 

밥이 모자르시면 더 달라고 하세요...

연신 얘기하며 주위를 맴돈다.

 

할머니... 천천히 많이 드세요...물도 좀 드시고...

 

식사가 끝날즈음 ...

 

다시 두번째 배식 준비를 서두른다.

식판을 거두고 설겆이 하고 마른 헹주로 닦고...

그리고는 두번째로 줄지어선 어르신네들을 모신다.

 

점심시간 한시간내에 이루워지는 모든일들.

눈코 뜰사이 없이 분주히 움직이는속에 어느새 이마에는 땀으로 범벅이 된다.

 

평소에는 3타임으로 배식을 하는데

오늘은 2타임으로 배식이 끝나 한결 부드러웠다.

 

모든이들이 식사를 끝내고 나자

봉사자들의 간단한 식사와 청소를 끝으로 오늘 하루의 일과에 대한

감사의 기도를 끝으로 다음주를 예고 하며 모두가 각자의 자리로 되돌아 와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 뿌듯하기도 한다.

 

부족함이 많지만

조그만 보탬의 노력봉사 그래도 맛있게 먹어 주시는 어르신들이 있어

주말이면 성언의 집을 찾게 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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