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을 소중히 여기지 못했던 탓으로
내 곁에서 사라지게했던 사람들

한때 서로 살아가는 이유를

깊이 공유했으나 무엇때문인가로 서로를 저버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

관계의 죽음에 의한 아픔이나 상실로 인해
사람은 외로워지고 쓸쓸해지고
황폐해지는 건 아닌지

나를 속이지 않으리라는 신뢰
서로 해를 끼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주는 사람이 주변에 둘만 있어도

살아가는 일은 덜 막막하고 덜 불안할 것이다.

마음 평화롭게 살아가는 힘은

서른이 되면 혹은 마흔이 되면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일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고
내 아픔과 기쁨을 자기 아픔과

기쁨처럼 생각해주고 앞뒤가 안 맞는 얘기도

들어주며 있는 듯 없는 듯 늘 함께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사람들만이 누리는

행복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것이 온전한 사랑이라는 생각도
언제나 인연은 한 번밖에 오지 않는가도
생각하며 살았더라면. 그랬다면

지난날 내 곁에 머물렀던 사람들에게

상처를 덜 줬을 것이다.

결국 이별할 수 밖에 없는 관계였다 해도
언젠가 다시 만났을 때. 시의 한 구절처럼

우리가 자주 만난 날들은 맑은 무지개 같았다고
말할 수 있게 이별했을 것이다.

진작,
인연은 한 번 밖에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살았더라면..



- 신경숙의 '인연은 한번밖에 오지 않는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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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움의 끝엔 당신이 있습니다

        - 유인숙 - 당신을 사모하는 마음 한 자락 풀잎 짙어 가는 여름 들녘에 서걱이는 바람처럼 가슴 깊이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일렁입니다 당신을 만나기 위해 어스름 새벽을 깨치는 가난한 영혼 위로 소망의 푸른빛은 넘쳐흐르고 사랑의 말言은 천지에 흩어져 아침 이슬로 내립니다 사랑하는 이여, 생명조차 아낌없이 주셨던 당신의 숨결 하늘과 맞닿아 찬연하게 빛나는 아침햇살로 부서지고 인애仁愛의 손길 그리도 모진 바람으로 일어 내 온 마음 쓸어 가시더니 그 그리움의 끝엔 언제나 당신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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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 계신" 하지 마라.
        세상 일에만 빠져 있으면서.

        "우리"라고 하지 마라.
        너 혼자만 생각하며 살아가면서.

        "아버지"라고 하지 마라.
        아들딸로 살지 않으면서.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라 하지 마라.
        자기 이름을 빛내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면서.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라고 하지 마라.
        물질 만능의 나라를 원하면서.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소서"라고 하지 마라.
        내 뜻대로 되기를 기도하면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고 하지 마라.
        죽을 때까지 먹을 양식을 쌓아두려 하면서.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라 하지 마라.
        누구에겐가 아직도 앙심을 품고 있으면서.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라 하지 마라.
        죄 지을 기회를 찾아다니면서.

        "악에서 구하소서"라 하지 마라.
        악을 보고도 아무런 양심의 소리를 듣지 않으면서.

        "아멘"이라고 하지 마라.
        주님의 기도를 진정 나의 기도로 바치지 않으면서.


        -우루과이 한 작은 성당벽에 적혀있는 글

        출처;김 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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